한국일보 11월29일자 연탄관련기사
작성일 : 2005-11-29 조회수 : 19,728
연탄공장 서울에 단 2곳 남아
올 소비량 10년만에 최고
몸무게 3.6kg에 몸값 250~300원. 머리는 왕관을 쓴 듯하고 건강미 넘치는 피부는 까맣다. 강원도 출신이 대부분이며 눈이 스물 두 개나 된다. 경기가 안 좋을 때 특히 어려운 이들에게 효자 노릇을 하는 이것은? 정답은 연탄(22공탄).
연탄의 일생은 지하 수백m 탄광 막장에서 시작된다. 대한석탄공사 도계광업소 정용진 품질관리부장은 "막장에서 캔 무연탄은 기계로 파쇄해 직경 20mm 이하의 가루 상태로 만들어 연탄공장으로 보낸다"고 설명했다.
공장으로 가기 전에 잠깐. 우리나라의 탄광은 전국에 7개밖에 없다. 3개는 석탄공사 소속이고 나머지 4개는 민영이다.
이제 탄가루들은 화물열차와 트럭을 타고 전국의 발전소와 연탄공장으로 간다.
서울에 남은 연탄공장은 단 2곳. 동대문구 이문동 삼천리 연탄과 금천구 독산동 고명산업이다. 수분이 함유된 고운 탄가루를 윤전기에 넣으면 140톤의 압력이 가해져 딴딴한 22공탄으로 뭉쳐 태어난다.
삼천리 연탄 공장 김두용(55) 상무는 공장에 앉아서 경기 흐름을 읽는다. "연탄 도매상 트럭 줄이 길면 여전히 경기가 나쁜 것이고, 줄면 좋은 것이지요. 우리야 정부 보조금으로 운영되니 상관없지만 연탄 소비가 줄었으면 하는 바람도 듭니다. 씁쓸한 풍경이지요."
올해 연탄 소비량은 181만7,000톤(예상치)으로 1996년(196만 톤) 이후 약 10년 만에 최고가 될 전망이다. 연탄 소비는 86년 2,425만 톤으로 최고를 기록했다가 외환 위기 직후인 90년대말 바닥을 친 이후 경기가 나빠지면서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입력시간 : 2005/11/28 19:41
수정시간 : 2005/11/28 20:56